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랜드 바겐,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비현실적인 주장?

시사

by 편집국장 2009. 9. 22. 11:14

본문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해야한다고 주장해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 발언을 최근 조성되고 있는 뷱마 협상 분위기에 뒤늦게나마 조응하는 모양새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통미봉남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는 것이죠.

이 대통령은 이날 낮 미국외교협회(CFR), 코리아소사이어티(KS), 아시아소사이어티(AS)가 공동으로 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이제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게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 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의 '패키지딜'이 주로 '주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그랜드 바겐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상호성의 개념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북핵 협상을 보면 단계별로 협상을 하면서 이행 직전에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타협과 파행, 진전과 지연을 반복해 온 허점이 있었다"며 "이제는 관련국 간 협의를 통해 북한의 불가역적 핵폐기를 확실히 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그 직후 바로 이행에 들어가 북핵 폐기와 대북지원을 동시에 가져가는 이른바 '원샷딜(one shot deal)을 추진해 가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이나 최근 오바마 미 행정부가 얘기하는 '포괄적 패키지' 등은 모두 북한의 핵 폐기와 미국(혹은 한, 미, 일, 중, 러)의 안전보장, 경제지원, 관계정상화를 맞바꾸는 일괄타결론입니다.

다만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된 2007년 2.13 합의, 10.3 합의는 '행동 대 행동'을 단계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북미간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또한 무슨 합의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구요.

한마디로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은 전혀 새로울 것이 아닐 뿐더러, 모든 걸 한 번에 한다는 '원샷딜'은 비현실적이고 오히려 협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 대통령의 대북강경책으로 남북간의 신뢰가 허물어진 상태에서는 더더욱 비현실적이겠죠. 

이 대통령의 발언과 언론매체들의 기사를 종합해보니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은 결국 대북강경책의 일환으로 보여집니다. 통일의 길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