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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기수열외, 총기사건 유발했나…진실은?

시사

by 편집국장 2011. 7. 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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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기수열외가 총기사건을 유발했다는 보도가 터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해병대 소속 강화도 해안경계 부대에서 일어난 총기참사 사건은 부대원들의 눈 밖에 난 특정 사병을 하급자까지 동참해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해병대 특유의 ‘기수열외’ 악습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미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병대에 “기수열외에 대한 엄격한 처벌 기준을 마련하라”고까지 권고했지만 해병대는 석달이 지난 6월28일에야 “앞으로 기수열외를 처벌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총기참사 가해자인 김 상병을 상대로 말로 질문을 하고 글씨로 답하는 문답조사를 진행했는데, 김 상병이 자필로 ‘너무 괴로워요. 죽고 싶어요. 더이상 구타, 왕따, 기수열외가 없어져야 해요’라고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서 ‘왕따시킨 게 누구냐?’고 물으니 ‘○○○ 일병 주도로 후임병들이 선임병 대우를 안 해줬다’고 적었다”며 “김 상병이 왜 기수열외가 됐는지는 성격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군 관계자는 “김 상병은 5월부터 기수열외가 됐으며, 후임병으로부터 팔을 꺾이는 등의 폭행을 당하고, 폭언과 함께 교육까지 받아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뒤 군 당국이 확보한 김 상병의 메모에서도 기수열외를 언급하며 ‘너 죽여버리고 싶다’ 등의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국가인권위도 이날 “사건 발생 직후 조사관 3명을 현장에 급파해 예비조사를 벌인 결과 이번 사건이 기수열외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해병대에서는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대 내 구타행위 등을 고발한 사병들을 선임병이 기수열외 대상자로 지정해 가혹행위를 하거나 후임병들로 하여금 고참 대우를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져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월에는 인권위가 한달 남짓 해병대 내부의 가혹행위에 대해 직권조사를 마친 뒤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에게 기수열외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했지만 이번 사건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어쨌거나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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