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51) 감독이 각본·주연·촬영·녹음·연출·편집·제작 등을 도맡은 장편영화 '아리랑'이 마침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김 감독이 '비몽'(2008)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아리랑'은 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한 '제64회 칸 국제 영화제'의 공식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13일 드뷔시관에서 공식 스크리닝 됐습니다.
이 영화는 셀프 카메라 형식을 빌어 100분 동안 김 감독의 가슴 속에 맺혀있던 영화에의 '한'을 거침 없이 토해냅니다.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일으킬 전망입니다.
어느 감독 지망생을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 자신과 그 제자가 함께 만든 영화 이야기, 그 제자가 자신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로 약속해놓고 '자본'을 따라 훌쩍 떠난 뒤 '메이저'의 뒷받침을 받아 스타 감독으로 떠오른 사연, 그 때문에 자신이 '폐인'처럼 살게 됐던 일, 그 내용이 보도된 뒤 그 제자를 감싸준 자신의 발언 등을 제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영화에 담았습니다.
실명의 주인은 바로 장훈(37) 감독입니다. 장 감독은 '빈집'(2004). '활'(2005) 등의 연출부를 거쳐 '시간'(2006)의 조감독을 맡았습니다. 김 감독이 제작·각본 등을 맡은 '영화는 영화다(2008)를 통해 장편 데뷔했다. 김 감독과 '풍산개'를 준비하던 중 김 감독의 곁을 떠난 뒤 송강호(44)·강동원(30) 등 스타들을 앞세운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 '의형제'(2010)를 연출했고 이 영화는 관객 546만명을 불러 모았습니다.
지난해 12월19일 '김 감독이 한 제자에게 배신당해 폐인이 됐다'는 제하의 보도를 했을 때 김 감독은 직접 나서서 "장훈 감독과는 오래 전에 화해했다"고 해명하며 감싼바 있습니다.
또한 악역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 받는 일부 배우를 겨냥해서는 "악역을 잘한다는 것은 원래 속마음이 악하다는 것"이라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해당 배우를 두고 김 감독의 영화에서 악역을 주로 맡은 특정 배우를 뜻한다는 주장, 최근 급증한 사이코 스릴러 물에 출연한 모 배우라는 설 등 해석이 분분합니다. 이미 포털사이트에는 이미 '김기덕'과 '악역배우'가 연관 검색어가 됐을 정도로 대중적 관심사로 떠오르며 역시 파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어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정부가 훈장을 주더라. 영화는 보고 주는 건가'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김 감독은 2004년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빈집'과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 문화관광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해당 발언은 영화에 한국을 깎아내리는 내용이 있는지도 확인하지도 않은 채 국위를 선양했다며 포상하는 정부의 성과중시형 영화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이어서 역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자신이 지난 3년 동안 영화를 찍지 못한 이유가 '비몽' 촬영 중 여주인공이 겪은 아찔한 사고의 충격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넋두리하듯 밝혔습니다. 배우 이나영(32)은 감방 창살에 목을 매는 장면을 찍다가 실제로 목이 졸린 채 허공에 매달리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때 김 감독이 직접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이나영을 구했습니다.
영화는 김 감독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찾아가 권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뜨거운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달르다고 합니다.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 상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기립박수를 치며 김 감독에게 경의을 표했다고 합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않았기 때문에 왈가왈부 하기는 어려우나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영화계와 언론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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