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미네르바와, MB식 민주주의

시사

by 편집국장 2008. 12. 6. 22:47

본문

 미네르바의 예측글은 경제보고서를 꽤 읽었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입이 떡 벌어질만큼 수준이 높습니다. 금융회사의 전문적인 교육을 충분히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매우 쉬운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성하면서 주제의식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한마디로 ‘1급의 경제분석 보고서’인 셈이죠.


 그런 고급 두뇌도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모습을 감추어야만 하는게 현실인가 봅니다. 금융권에서 현재 그만큼의 예측력과 분석력을 보인 애널리스트는 찾기 힘듭니다. 미네르바 외에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는 8월의 환율위기를 예측하지 못했고,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을 예측하지 못했으니까요.

 1997년 대한민국에는 주가가 300을 깨고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한 애널리스트가 있었습니다. 쌍용증권 이사로 근무하던 그의 이름은 ‘스티브 마빈’이었죠.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라는 문구와 온갖 자극적인 표현으로 한국경제의 몰락을 예고했던 그였지만, 당시 정부가 그에게 ‘해꼬지’를 할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10년전보다 더욱 퇴보한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네요..

 이처럼 ‘표현의 자유’가 농락당하는 시간에 주가를 드높이는 기본권이 있습니다. 바로 “사생활의 자유”죠.

 무려 5만명의 공직자가 ‘쌀직불금을 수령했다’고 자진신고하고, 여당의 원내대표는 ‘엄정한 법적 처단’을 약속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쌀직불금 수령자로 알려진 사람은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단 한명 뿐입니다.

 그 외에 모든 직불금 수령 공직자는 ‘사생활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 명단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의 ‘쌀직불금 은폐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더욱 강력하게 ‘직불금 명단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생활의 자유 때문이죠.

 농업을 겸업하면서 쌀직불금을 정당하게 수령한 인물이 몇 명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공직자로서 부당하게 직불금을 수령하여 세금을 횡령한 파렴치범이 몇 명인지도 알 수 없구요. 바로 ‘사생활의 자유’ 때문입니다.

 정체를 알지 못하던 고구마 파는 늙은이 ‘미네르바’는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아 신변이 공개되고 형사처벌 운운하는 위협을 들어야 하는 한편, 쌀직불금을 부당하게 타먹은 국회의원 이하 공직자들은 ‘사생활의 자유’ 아래에서 아무도 그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MB식 민주주의입니까?

혹시 이와 관련해서 더 얘기를 나누고 싶으시면 http://twar.co.kr로 오세요.
제 티워 닉네임은 대통령입니다^-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