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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콜럼버스를 찾아서! -Venture Capital을 움직이게 하는 아이디어

과학기술

by 편집국장 2008. 12. 3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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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콜럼버스를 찾아서! -Venture Capital을 움직이게 하는 아이디어

 올해의 마지막 정기 세미나, 눈이라도 내릴 것 같은 추위에 떨던 그 순간, 우리는 현 시대의 이자벨라 여왕과 대면하게 된다. 아직도 Venture Capital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기만 한 우리에게, 임지훈 심사역님은 ‘이자벨라 여왕’과 ‘콜럼버스’ 이야기를 하며 인류 최초의 Venture Capital에 관해 설명해주셨다. 보이지 않는 엄청난 위험(risk)을 감내하면서도 발견하게 될 신대륙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최초의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이자벨라 여왕의 투자 방법이었다. 현대의 벤처 자본도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이들의 역할도 아무것도 내세울 건 없지만, 확신에 찬 아이디어 하나만큼은 내세울만한 매력적인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회제공을 통해 서비스 제공에 관한 조언을 할 수 있는 권리, 혹은 이사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성공할 경우의 이익을 나누어 받는 것도 물론이다.

  아직도 불투명한 리스크에 투자하는 그들을 향해 사람들은 묻는다. ‘왜 벤처투자 하시나요?’라고. 뻔한 질문 같지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들 중에는 심지어 벤처에 투자하는 그들의 행동을 중소 기업을 돕기 위한 자선 활동의 일부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그러나 여기서 밝히는 바, 그들이 모든 벤처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벤처 자본에도 그들 나름의 투자 기준이 있다. 새롭고(new), 급속도로 성장하는(rapidly growing) 사업이어야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사실 돈을 꿔주는 입장에서, 이 정도의 기준은 갖고 있을 법하다. 심지어 상당수의 M&A를 추진해 온 ‘구글(www.google.com)’의 경우에도, 트래픽이 아주 높다거나, 기술이 도무지 구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라거나 하는 이유들이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 자체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이 시장이 얼마나 커져있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미나에서 제시된 한 만화는 이러한 비전을 갖추지 못한 venture capitalist들을 조롱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3년 정도의 시간도 벤처 기업들에게는 얼마나 큰 역전을 몰고 올 수 있는 시간인지를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투자를 하면 20% 정도만 대박이 나지만, 그 수익만으로도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소 고요한 느낌의 우리나라 웹2.0 서비스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 최근 새로이 제공되었던 서비스들의 경우 미국의 웹2.0 사이트들을 카피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사용자들의 반응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이트의 서비스를 외국에서 카피하여 사용한 사례도 분명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경쟁적인 서비스 제공 환경과 까칠한 이용자들의 성향까지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웹2.0 서비스들에도 희망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새로운 웹 생태계를 꿈꾸는 우리들이 이들의 자본을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신대륙을 향한 포부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은 역시 지도가 아니었을까?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지도, 바로 사업계획서다! 강연자분께서는 구체적인 틀이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사업 계획서라는 것도 맞춤이라 ‘사업마다 다를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셨다. Team, Problem & Opportunity, Problem & Opportunity size, Solution & benefits, Competitive Advantage, Market Strategy, Business model, Financial Projection, Schedule, 이렇게 9가지로 구성된 필수요소들은 자체의 설명만으로도 방대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제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점이 좋은지, 그리고 이렇게 좋으니까 ‘너도 쓰고 싶지 않냐?’로 이어가는 논리의 전개였다. 기업가의 10가지 거짓말이라고도 불리는 허풍들보다, 가트너의 보고서들보다, 진솔한 ‘needs'에 관한 고민이 바탕이 되어야만 비로소 벤처자본의 마음과 자본은 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굉장히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시키라는 사업계획서에 좌절하는 우리에게, 그러나 ‘지금 시작하십시오!’라며 어깨를 토닥여주던 강연자 분은 오늘도 새로운 콜럼버스의 신대륙 찾기를 돕고 계실 것이다. 우리 모두도 콜럼버스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긴긴 겨울 방학, 신대륙을 마음속에만 품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지도를 그려보는 것으로 첫 걸음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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