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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트루먼쇼, 섬뜩한 우리의 현실?

역사&문화/Meet with Cutlure

by 편집국장 2016. 1. 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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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는 방송국에 입양된 아기의 전 생애가 5000여대의 카메라로 전 세계에 공개 된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몰래 카메라 기법을 통해 평범한 샐러리맨 짐 캐리의 일상생활을 24시간 생방송으로 보여준다.

한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생활 영역이 미디어에 의해 공개된다는 설정에 의해 영화는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훔쳐보는 구도와 영화적으로 비관습적인 촬영수법, 인물들의 기계적인 움직임(동선) 등을 허용한다. 지금까지 모든 영화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라는 것을 잊을 수 있게 현실과 같은 리얼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트루먼쇼는 그럴 필요가 없으므로 다양한 앵글과 표현이 가능해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첨단 기술력으로 한 인간을 속일 수 있을 정도의 새장을 창조했다는 점,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의 숲을 풍자하는 주제를 명확하게 뒷받침하면서 우리로 하여금 섬뜩한 진실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의 몰래 카메라를 보면서 웃지만 그것이 너무 쉽게 나에게도 벌어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생활과 개인의 가치가 공용화된 미디어로 만인에게 공유된다는 것은 연예인에게 주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강남 주변에는 골목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방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나 주차장에도 어김없이 설치되어 있다. 무서운 세상 속에서 감시를 당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트루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매트릭스’ 역시 현실에 대한 시각(관념)의 전복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트루먼쇼와 같다. 그러나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매트릭스’와 달리 트루먼을 집요하게 쫒는 카메라의 귀여운 움직임이 내내 느껴지는 트루먼쇼는 그렇기 때문에 더 현실적이다. 그리고 매트릭스가 단지 멋지게 포장했던 것과 달리 섬뜩하게 우리의 현실세계를 향한 눈을 밝혀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셋트장을 인식하고 프로듀서인 크리스토퍼를 속이고 현실 세계로 탈출하려는 트루먼은 신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도 든다.

훔쳐보는 카메라

동그랗게 검은 프레임을 통해 카메라가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몰래 카메라라는 설정 때문에 인물을 정면에서 명확히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을 수 없다는 핸디캡을 트루먼쇼는 카메라의 위치와 앵글로 귀엽게 극복한다. 보통의 영화에서는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앙각이나 부감, 사각 앵글들이 트루먼쇼에서는 당연히 많이 사용되는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물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면서 재미와 훔쳐보는 묘한 긴장감을 준다.

영화 속의 화면

영화 속에 화면이 등장하고 그 속에 트루먼이 나온다. 우리는 이미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고 있는데 트루먼이 한 겹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트루먼쇼를 보는 많은 인물들의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모니터의 프레임을 인식하면서 미디어의 공포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거리상으로는 멀어졌지만 지금까지 재미있게 보던 트루먼이 측은하고 애틋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인물

광고의 특성상 카메라를 바라보며 명확히 제품을 전달해야 하므로 트루먼쇼 중간에는 광고를 위해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는 컷이 많다. 광고가 아닐지라도 프로듀서의 의견을 구하는 배우의 눈빛 등 카 메라를 응시하는 경우가 많이 나온다.

세트임을 드러내기 위한 인위적인 조명과 화면색

밤씬에서는 달빛이 아주 큰 조명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콘트라스트를 크게 주고 있다. 그리고 바닷가나 노을 진 하늘, 마을의 환경을 보여줄 때에도 세트의 느낌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빛과 색감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고전 영화 등에서 사용했던 필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새벽을 파랗게 표현하는 등 리얼하기보다 영화적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 말이다.

우리가 실제처럼 느끼던 하늘이 그림이 그려진 벽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이다. 하늘에 비치는 트루먼의 그림자를 보며 기존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충격과 다시 한 번 주제를 명확히 깨닫게 된다.

※ 저작권에 대한 내용으 본 블로그의 공지사항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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